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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국내] 철원 DMZ 방문기

by 꿈틀쓰 2024. 4. 22.
DMZ: Demilitarized Zone

 

 

비무장 지대라는 뜻을 지닌 DMZ. 외국에서 온 친구에게 우리나라의 어느 곳을 보여줄까 고민하다가 역사도 알려줄 겸 DMZ를 방문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DMZ 뿐만 아니라 JSA까지 같이 가는 여행사가 있길래 신청하려고 보니 "국정원"에 연락하라니..?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일반 한국인이 방문하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국정원까지 연락해서 가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DMZ만 방문하기로 했다.

 

준비물은 신분증! 본인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이라던지 주민등록증을 가져가면 된다. 이것 말고는 필수 준비물이라는 것은 없고 햇빛이 따가우니 선글라스/모자를 가져가면 좋다. 우리는 모자를 깜빡하고 안가져가서 거기서 사야만 했다..

 

거의 투어는 철원 / 파주 둘 중에 하나로 가는 듯 했다. 나는 파주를 선택했고 인당 70,000원이었다. (2023년 기준)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했는데 지금 조회하니 해당 여행사 건은 보이지 않고 다른 여행사 것만 조회된다. 만나는 장소는 이태원 카페 앞. 우리보다 먼저 타고 있는 외국인 부부가 있었고, 함께 차를 타고 파주로 향했다.

 

그런데 일정이 좀 늦어졌는지 고속도로에서는 거의 160km을 밟으시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내 친구는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했다. 자기 나라인 호주에서는 절대 그 정도로 안 달린다나? 아무튼 그렇게 차를 타고 가는데 점점 철조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작은 요새?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주변을 살펴보는 용도로 지어진 것 같은 군사시설 같은 것들도 보였다. 내가 이제 진짜 DMZ로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도착했다. 바로 옆에는 놀이공원도 있었는데 열지도 않은 것 같고 정말 사람이 아무도 없고 놀이기구도 오래되 보이고 해서 공포영화를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DMZ 생생누리 건물 쪽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고, 외국인 관광객이 80% 정도 비율로 많았다. 건물 안에 화장실을 가려고 했는데 정말 줄이 길게 늘어서서 2~3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놀이공원

 

DMZ생생누리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DMZ를 방문하는구나... 그곳에는 먹을 것은 파는 상점도 있었는데 여러가지를 팔았다. 일반적으로 사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를 포함해서 북한 사람이 탈북해서 만들었다는 진달래 맥주도 팔았다. 나중에 이것을 사가지고 가족이랑 먹어봤는데 우리는 술맛을 잘 몰라서 그런지 다른 맥주하고 그렇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다.

 

가이드분께서 신분증을 걷어가셔서 우리가 입장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고 온다고 하셨다. 한 5분 정도 기다리고 우리는 명찰을 받았다. 그리고 안내를 받았는데, "시간엄수"를 매우 강조하셨다. 여기서는 입장/퇴장 시간을 무조건 지켜야 하고 들어가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반드시 일치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허가된 장소를 이탈하지 말라고 하셨다. 정말 그 말씀을 5번 이상 반복하신 것 보니 정말 많이 시달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방문 전에 이곳 임진각 주변을 먼저 짧게 관광하면서 역사를 설명해주셨다.

 

 

 

 

나는 이곳에 소녀의 상이 있는 줄 몰랐는데 여기에도 있더라.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도 달려있었다. 과연 우리는 통일을 할 수 있을까? 이 곳을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쟁의 역사이다보니 우리 할아버지 세대에 다들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얼마나 죽어나갔을지... 또한 과연 통일은 올까? 내 생각에 북한과 우리는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지금 젊은 세대는 이제 한나라라는 생각 자체를 안한다고 한다. 우리 때만 해도 통일을 해야한다가 과반을 훨씬 넘었는데.. 

 

 

 

교과서에만 보았던 철마는 달리고 싶다. 총탄이 뚫고 지나간 흔적이 수없이 있다. 결국 이 철마는 다시 달리지 못했다. 이게 현실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는데 대형버스에 타서 다같이 이동하는 것이다. 버스 기사님이 다시 한번 시간 엄수와 장소 이탈 금지를 강조하셨고 우리는 출발했다. 민통선을 통과하기 위해 차들이 줄을 죽 서있었다. 관광 뿐만 아니라 일 때문에 방문하는 차량도 매우 많았다. 우리 차례가 되자 군인 2분이 들어와서 한명 한명 신분증과 본인이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처음으로 간 곳이 땅굴이었는데 사진 촬영이 불가해서 사진이 없다. 기억나는 건 정말 생각보다 엄청 춥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좁아지기 때문에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고 한다. 또 매우 깊어서 다리가 안좋은 사람도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처음에 땅굴을 우습게 봤는데 정말 헥헥 거리면서 돌아왔다. 정말 이념 싸움이란 무엇인가.. 

 

도라 전망대에 도착해서 북한을 바라보니 뭔가 신기했다. 중간에 우거진 풀숲 뒤로 건물들이 많은 마을이 보였다.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 마을이 남한에 보여지기 위한 가짜마을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근데 정말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니 이렇게 푸르를 수가.. 분명 역사적으로 슬픈 공간이지만 동시에 인간에 의해서 파괴되지 않은 자연이 생물들에게는 천국일 것이다.

 

 

옥상에서 망원경을 통해서 북한의 마을을 볼 수 있는데 완전 뚜렷하진 않고 살짝 흐릿하게 보인다. 그리고 사진에는 티가 잘 안나지만 저 산에 나무가 많이 없는데 사람들이 나무를 떼다가 불을 지피려고 가져가서 그렇단다. 아직도 나무로 난방을 하다니...

 

 

 

전망대 안에 카페도 있어서 시원한 음료와 빵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그런지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헤치웠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DMZ 전시관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매장도 들렀다. 거기에서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빵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맛은 달달했다. 아주 특이한 맛은 아니고 달달한 콩맛?

 

 

다시 DMZ생생누리관에 모여서 가이드분 차를 타고 원래 픽업했던 곳으로 돌아오며 관광은 끝났다. 각 관광코스가 시간이 촉박해서 나는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지만 기억에는 확실히 남을 여행이었다. 외국인 친구가 오면 한번쯤 데려갈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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